쪼끔 야근하고나서 배고파가지고 회사 근처에 있는 KFC에 갔다
상암동은 천국이다 KFC 바로 건너편에 버거킹도 있고 쫌만 더 가면 맥도날드도 있으니 나같은 함부거에 죽고 못 사는 사람한테는 최적의 곳인거다
상암 KFC에서 트리플 리치 오리지널버거를 주문했다 이걸 시키려고 간 건 아니고 보니까는 단품 사면 세트업그레이드 행사를 하길래 별 생각 없이 선택한 메뉴
구성은 닭고기패티랑 노란색 꾸덕치즈, 어니언링, 야채 조금, 빨간색 매콤달콤소스, 마요네즈 소스 이렇게 들었다
패티는 닭가슴살이었는데 그닥 퍽퍽하지는 않고 그냥 KFC 텐더맛이 났고,
치즈는 꾸덕하고 맛과 향이 강하다 민감한 사람들은 꼬릿한 냄새가 난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찐한 맛이 난다. 내게는 매우매우 극호
어니언링은 아삭아삭한 생양파가 들어간건 아니고 양파 다진걸 조물조물해서 튀긴 형태였는데 의외로 양파향이 살짝 올라온다 많이 바삭하거나 맛이 강한건 아니고 향 살짝 올라오는데서 만족스러운 정도의 역할이었다
빨간소스가 핵심이다 내 입엔 양념치킨소스랑 거의 비슷했는데 첫맛은 달고 끝맛은 꽤 매콤하다 계속 먹을수록 매콤한 맛이 살살 올라온다 근데 맛과 향이 강해서 어니언링이랑 빨간소스를 같이 먹으면 어니언링은 그냥 튀김옷 먹는 맛밖에 안 나서 아쉬웠다
마요네즈소스는 단 맛이 강했다 마요네즈맛보다 단 맛이 조금 더 강하다 빨강소스랑 같이 먹으면 꽤 맛있다 어니언링이랑 마요네즈소스랑 먹으면 이게 또 기가 막힌다 첫입 먹을때 치즈+마요네즈소스+어니언링 요렇게 살짝 물었는데 그게 진짜 맛있었다
전반적으로 간이 많이 센 건 아니고 구성요소 존재감이 다들 점잖게 조화로웠다 어느 한 가지가 엄청 튀는 맛이 아니라 잔잔하게 이 맛 저 맛 다 느껴지는 고런 느낌이었다
첨에 시키면서 고민했던 건 뭐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먹을 때 힘들거나 줄줄 떨어지지 않을까 했던거였는데 그 부분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입 진짜 작은 편인 내가 물어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고 높이 수평이 잘 맞아서 그냥 좀 신경쓰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내게 있어서 함부거의 완성은 감튀다 감자튀김이랑 같이 먹었을 때 어우러지는 맛이 나는지가 내 평가기준 중 30점 정도를 차지하는데 사실 안 어울리는 버거를 아직 찾은 적이 없긴 하다
오늘 먹었던 트리플 리치 오리지널버거도 감자랑 엄청 잘 어울렸다 양념치킨이랑 감자튀김이랑 같이 먹는 기분 비슷하려나 그 와중 가장 존재감이 강했던 빨간소스랑 엄청 어울리고 단맛도 살짝 잡아주는 느낌이라 아주 굳굳이었다 마치 원래 들어있던 해시브라운 패티인거마냥 한 입 물고 감자 하나 같이 먹고 하면서 천천히 맛있게 먹었다
상암 KFC 감튀 진짜 맛있고 길쭉하니 크다 짜지도 않고 눅눅하거나 축 늘어지지 않고 적당히 포슬거리는게 아주 맘에 들었다 케찹을 못 받기는 했지만(?) 간이 괜찮아서 아쉬울 정도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