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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촌 와인 한 잔

by ggus 2019. 9. 1.
밍이랑 촤주랑 갔던 와인 한 잔

옛날에 바에서 일했던 전문가 촤주랑 술에 대해 조예가 매우 깊은 밍과 같이 있으면 맛있는 술을 마실 수 있기도 하고 이것저것 주워들으면서 어디 가서 아는체 할 수 있을 정보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밥먹고나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촤주가 추천한 와인 한 잔이란 와인바를 갔다 나야 술 안마시니까 잘 모르지만 보통의 바에서는 와인을 보틀로 마셔서 가격이나 양이 부담스러운데 요새는 요런 글라스 단위로 파는 바가 생겨서 가볍게 가기 좋다고 한다...고 한다!

밖에 테라스엔 인공잔디가 깔려있고 야외테이블이 있었는데 갔을 당시에는 날이 너무 덥고 주변에 담배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내부로 들어갔었다 날씨가 좀 풀리거나 상황 봐서는 밖에 앉아도 매우 좋을 듯 싶었다
내부는 연인끼리 오거나 여자들끼리 모임하면서 오기 좋은 느낌으로 예뻤다 엄청 화려하지는 않은데 섬세한 느낌이다 조명도 약간 주황색이라 색감이 은은하고 편하다 셀카찍기 좋은 조명이 딱 요거다

나는 맨 첨엔 잘 모르니까 그냥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대충 좋은거 추천해줘 하려고 했는데 보니까는 메뉴판에 와인이 종류별로 나뉘어져있고 와인 도수가 몇인지부터 어떤 맛과 향인지, 당도는 어느 정도인지 자세하게 써있을뿐더러 가격대도 한 잔 3천원대부터 그 이상까지 엄청 다양했다
난 와인은 자주 안 마셔봤으니 잘 모르고 마셨을때 떫고 쓴 맛이 싫어서 촤주한테 내 취향하고 맞을만한거 추천해달라고 그랬다 달아야하고, 떫은 맛 없어야 하고, 과일 향이 나면 좋을거같다 했더니 골라줬다 화이트와인이 레드와인에 비해 떫은 맛이 덜한다고 그걸로 하라고 했다
화이트와인 중 당도 높고 과일향 많이 나는거 추천받아서 마셔봤는데 짱맛있었다 술냄새가 알콜이 아니라 과일향처럼 나는게 맘에 들었다 마시기에 편하고 여러 달콤한 향이 섞여있어서 좋았다 나는 알콜 맛과 향에 엄청 약한 편이라서 어지간한 술은 그 쓴맛과 이상한 향때문에 힘들어서 못 마시는데 과일향이 나는 와인을 고르니까 알콜냄새가 많이 중화되고 오히려 발효된 과일주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어지간한거 골라도 5~7천원대면 마실 수 있으니 그냥 커피 한 잔이라 생각하고 큰 부담은 안 가졌다

와인을 시키면 아래 사진처럼 그 와인에 대한 설명이 있는 종이를 주는데 이것도 되게 맘에 들었다 나중에 어디 가서 같은 종류를 시킬 수도 있고, 뭔지 모르고 마시는것보다 알고 마시는게 더 재밌으니까 마시면서 읽어보는 재미도 있고 하여간 되게 섬세하다고 느껴졌다

여기는 안주도 진짜 안주류에서 식사류까지 다양한 편이었는데 우리는 밥을 먹고 온 지라 가볍게 시켰다 티비에서든 만화에서든 와인 마실 때 치즈랑 같이 먹으면서 조화가 좋다느니 하던거에 대한 환상이 약간 있어서 치즈가 들어간 플래터를 내가 적극추천해서 주문했다

과일이랑 치즈가 같이 나오는걸 골랐다
저 중에서는 멜론이랑 하몽이랑 같이 얹어져있는거 먹는게 맛있었고, 치즈만 단독으로 놓고 보면 동그라미 스모크치즈가 맛있었다
이전에 만화책 맛의달인 볼 때 주인공이 외국 어딘가까지 가서 현지에서 만든 하몽을 멜론에 올려먹으면서 조화가 아주 좋아요 하는걸 보면서 저게 진짜 맛있나 싶었던 기억이 있어서 설마는데 먹어보니까 꽤나 맛있었다 단짠인데 좀 고급진 단짠느낌이었다
나머지 치즈는 에멘탈이랑 살라미랑, 모짜렐라, 체다치즈 이런 종류들이었는데 첨엔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먹어서 그런지 뭐가 이런가 싶었다 조리된 맛이 아니라 약간 텁텁습쓸하고 식감도 약간 부스러지는거같아서 원래 생치즈는 이런가 싶어서 실망했었는데 친구가 이걸 눈치챘는지 치즈를 먹고 입에 남아있을 때 와인을 마셔보라고 했다 그렇게 먹어보니 맛이 또 달랐다 치즈의 씁쓸한 맛이 가려지고 와인의 과일향이 더 강조되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또 새롭고 맛있었다 어울리는 안주라는게 이런 느낌인가 생각이 들었다 치즈랑 크랜베리랑 먹어도 과일향이 텁텁한 맛을 지워주고 치즈맛만 살짝 남기는 느낌이라 또 괜찮았다

와인 마시고나서는 샹그리아를 시켜서 입가심을 했다

나는 과일맛 나는거 시켰는데 어쩐지 달고 음료수같은 맛이 강해서 약간 별로였고, 밍은 라임맛이 나는 종류로 시켰는데 새콤하고 산뜻해서 더 맛있었다 저거 스틱으로 레몬을 엄청 쿡쿡 찔러서 새콤한 맛 나도록 만들어가지고 마셨다

그냥 이래저래 다 좋았다 분위기도 좋고 맛있는거 먹고 새로운걸 배운것도 좋고 심지어 컵받침조차 귀여워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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